작년 초, 왼쪽 어금니 잇몸이 점점 파이면서 치아 뿌리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양치할 때마다 피가 조금씩 나고, 없던 구취까지 생기더군요. 걱정이 되어 치과를 찾았고, 결국 염증치료 및 신경치료와 함께 치아를 덮어씌우는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경치료가 이렇게 고통스러운 치료인지 몰랐습니다. 특히 마지막 단계에서 신경 뿌리를 제거하는 약물을 주입할 때는 타는 듯한 통증이 밀려와 정말 힘들었습니다.ㅠ.ㅠ 두 번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치료였습니다.
치료 후에도 아주 말끔하게 잇몸이 낫지는 않더라고요. 뭔가 계속 불편함이 남아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양치를 자주 하고 관리한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잘못된 방법으로 하고 있었던 걸까요?
이 일을 계기로 올바른 구강 관리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그동안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양치 습관을 완전히 바꿔보기로 결심했죠.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어색했지만, 1년 정도 지나자 새로운 양치법이 자연스럽게 몸에 익었습니다. 그 결과, 치석이 훨씬 덜 생기고, 잇몸염증도 말끔하게 가라앉았으며 구취도 사라지는 효과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이렇게 1년 동안 바꿔서 효과를 본 양치법을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 - 박창진 원장님 편"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잇몸질환(치은염, 치주염)의 원인
치은염(Gingivitis)은 잇몸(치은)에 염증이 생기는 초기 단계의 잇몸질환입니다. 치태(플라그)와 치석이 쌓이면서 세균이 번식하고, 이로 인해 잇몸이 붓고 붉어지며 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와 구강관리로 완전히 회복될 수 있는 질환이지만, 방치하면 치주염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치주염(Periodontitis)은 치은염이 악화되어 잇몸뿐만 아니라 치아를 지지하는 뼈(치조골)까지 손상되는 만성 잇몸질환입니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잇몸이 점점 내려앉고,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질 수도 있는 심각한 상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원인
- 치태(플라그) 및 치석 축적 (한번 쌓인 치석은 칫솔이나 치간 칫솔로 제거할 수 없으며, 스케일링을 받아야함.)
- 잘못된 칫솔질 습관
- 흡연
- 호르몬 변화
- 면역력 저하 및 당뇨병
- 약물 부작용
- 영양 부족
- 스트레스
◈ 구취의 원인
구취는 입안의 박테리아가 음식물 찌꺼기 등을 분해하면서 발생하는 휘발성 황 화합물 때문입니다. 구취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치태 및 치석 축적
- 혀 표면의 백태(설태)
- 충치나 잇몸 질환
- 구강 건조(침 분비 감소)
- 특정 음식(마늘,양파 등)
- 위장 질환이나 편도 결석
◈ 잇몸질환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
염증이 있는 잇몸은 혈관이 완전히 열려 있어, 그 틈을 통해 잇몸 속 세균과 염증 물질이 혈류를 타고 온몸을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실제로 고혈압, 당뇨병, 치매, 신장 질환, 뇌졸중, 조산, 저체중아 출산, 성기능 장애 등 다양한 전신 질환이 잇몸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죠.
결국 “입은 전신 건강의 입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구강 관리는 필수적입니다. 이 입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고 열심히 운동해도 몸속으로 염증 물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올바른 치아 관리 습관만으로도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잇몸질환 개선을 위한 양치도구선택과 양치법
잇몸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2가지를 꼽자면 칫솔질과 치간칫솔 사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제가 잇몸질환과 구취 개선을 위해 선택한 도구들과 방법들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1. 좋은 칫솔이란? 칫솔모와 치아의 접촉면적을 높일 수 있는 칫솔
1) 칫솔모의 개수가 많을 것.
2) 칫솔모의 끝부분이 둥글고 평평하게 잘려있는 것. (미세모는 치아와의 접촉면적이 적어서 효율이 떨어짐)
3) 칫솔모는 부드러울 것.
4) 칫솔머리의 크기가 작은 것.
5) 칫솔손잡이는 힘줘서 잡기 힘들게 만들어진 것. (움켜쥐기 편해서 힘이 들어가면 치아가 망가짐)
※ 시장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칫솔이 미세모여서 위의 조건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칫솔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래사진의 칫솔은 가격이 저렴해서 큰 기대는 없었으나 상품평이 좋아서 구입해 보았는데 의외로 좋아서 사재어 놓고 쓰고 있어요. ^^ 가격이 계속 이렇게 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약간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아주 부드러운 편은 아닙니다. 몇 번 쓰다 보면 제가 원하는 부드러움이 나오긴 해서 더 좋은 칫솔을 찾기 전까진 계속 쓰지 않을까 싶어요.

2. 치약 고르는 법 : 거품이 덜나고 불소가 충분히 들어있는 치약
1) 소듐 라우릴 설페이트(라우릴 황산염, 라우릴 황산나트륨)가 들어가 있지 않은 치약
- 치약 안 거품 내는 성분임.
- 이 성분은 산(귤)과 반응하면 이상한 떨떠름한 맛을 냄.
- 몸에도 좋지 않고 거품이 많이 나면 실제로 세균막을 닦아내는 걸 방해함.
- 입을 마르게 해서 구내염이 있는 사람에게 좋지 않음.
2) 불소함량이 충분한 치약
- 평소 관리가 잘되고 있고 충치가 잘 생기지 않는 사람: 950~1000ppm(950이하는 의미가 없음.)
- 충치가 잘생기고 여기저기 시린 데가 있거나 뿌리가 드러나 있는 사람: 1500ppm(국내엔 1450ppm이 최고농도임.)
3) 불소는 양보다도 치아와의 접촉 시간이 중요
- 적은 양을 사용해도 충분한 효과를 냄.(완두콩알 정도)
- 오래 닦을수록 불소가 치아 표면에 더 잘 붙어 이가 딱딱해 진다고 함.
- 양치 후에 물로 헹구면 불소가 다 씻겨나가므로, 헹구지 않거나 최소한의 물로 가볍게 뱉어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특히, 자기 전 양치 후에는 물로 헹구지 않고 그대로 두면 불소가 더 오래 작용할 수 있어요. (단 나쁜성분이 들어있지 않아야함.)
※ 라우릴 황산염이 들어있지 않고 동시에 고불소인 치약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 저는 다양한 치약을 두고 그때그때 맞춰서 사용 중입니다.^^

3. 올바른 양치법
1) 칫솔질 시간은 오늘 뭘 먹었냐에 따라 달라져야 함. (짧게는 3분 길게는 10분)
2) 부드러운 칫솔을 연필 잡듯이 잡아야 함.
3) 입을 벌리고 치아 하나하나가 잘 닦이나 보면서 치아를 한 개씩 닦는다.
4) 칫솔질은 치아(씹는면)뿐 아니라 잇몸(치아와 잇몸의 경계부)을 닦는다란 마인드를 가진다.
5) 칫솔을 45도 정도 살짝 기울여서 잇몸 안쪽으로 깊게 넣고 둥글게 돌리듯이 닦는다.
4. 좋은 치간칫솔 선택과 치간칫솔법
잇몸질환의 시작은 이와 이 사이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양치질보다 치간칫솔질이 더 중요합니다.
충치는 어릴 땐 씹는 면이 썩지만 나이가 들면 이가 맞닿은 면이 썩는다고 해요.
양치질을 아무리 꼼꼼하게 하더라도 칫솔이 닿지 못하는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치아 사이에 치간칫솔질이 꼭 필요합니다.
1) 가운데 철사가 되도록 가느다란 것.
2) 치간칫솔 주변에 있는 털이 가느다랗고 길어야 함.
3) 치간칫솔의 크기는 그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가장 큰 크기를 선택해야 함.(집어넣어 봤을 때 '이렇게 뻑뻑한데 이거를 그냥 넣어도 되나?' 싶을 정도가 적당: 헐거운걸 여러 번 넣었다 뺏다 하면 철사에 의해 이나 잇몸이 다침.)
4) 각 치간마다 그 구멍에 맞는 치간칫솔사용.(하나로 다 사용 X)
4) 정확히 맞는 사이즈를 한 번만 넣었다 빼면 됨.
5) 교체주기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6) 치간칫솔이 한번 들어갔다가 나올 때 피가 나면 그 자리에 염증이 있다고 봐야 함.( 매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염증이 가라앉고 피가 나지 않음.- 짧게는 3일 길게는 일주일)
7) 치실은 치간칫솔의 가장 작은 사이즈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인 치아사이에만 사용을 권함. (효과면에서 치간칫솔에 비해 많이 떨어짐.)
5. 혀클리너 선택과 혀 닦는 방법
혓바닥을 확대해서 보면 아주 작은 돌기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돌기들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나 세균이 생겨서 냄새를 만든다고 해요. 그래서 혀를 닦으면 입냄새의 60~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1) 돌기들 사이사이에 칫솔모가 안 들어가기 때문에 혀는 반드시 칫솔로 문지르기보단 혀를 닦는 도구인 텅 클리너(텅 스크레이퍼)로 긁어야 함.
2) 혀클리너 고르는 방법은 쇠로 되어있거나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날이 서있는 제품을 고를 것. (부드럽고 뭉텅한 실리콘종류는 잘 안 닦임.)
3) 살살 2~3번 정도만 긁어야 함. (혀의 미뢰가 하얀 사람이 있어서 백태인줄 알고 너무 과도 하게 긁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

여기까지 제가 꾸준히 실천해 온 잇몸질환에 효과적인 구강 관리 방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물론, 매번 양치질을 할 때마다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수행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자기 전만큼은 꼭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날에는 이를 닦는 것도 하나의 투자라고 생각하며 더욱 정성을 들입니다.
하루 이틀 실천한다고 해서 혹은 하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있는 건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차이가 분명해진다는 걸 알기에 건강하게 살기 위한 투자다 생각하며 오늘도 정성을 다해 이를 닦아 봅니다.^^
잇몸질환의 원인은 잘못된 양치습관에서 뿐 아니라 다른 이유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늘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셔서 관리하는 것도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건강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작성 심실상성 빈맥(PSVT)과 전극도자 절제술(카테터 절제술) (0) | 2025.03.26 |
---|---|
[라벨영 수분크림] 쇼킹 잘 때 꼭 바르는 크림 (찐 내돈내산 리뷰) (0) | 2025.03.25 |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PSVT) 극복기: 2주간 3번의 응급실 방문과 시술까지, 생생한 치료 후기 (0) | 2025.03.13 |
땅콩버터 어떻게 먹어야 건강할까?(땅콩버터의 건강 효능과 섭취 시 주의할 점) (0) | 2025.03.06 |
망치수지(말렛핑거Mallet Finger-손가락말단부 신전건파열) 셀프치료 경험담 쫙~ 풉니다. (0) | 2025.03.04 |
댓글